정부의 기업부설연구소 연구개발(R&D) 지원을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진이 협력해 고위험 의료기기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실제 매출 성과까지 만들어낸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는 의료장비 전문기업 ㈜노아닉스(대표 최형준)와 전남대학교병원 정인석 박사 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업부설연구소 R&D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용 기능성 코팅용액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기업은 지난해 약 15억 원 규모의 신제품 매출을 달성했다.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체외로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순환시키는 장치로,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핵심 의료장비다. 특히 ECMO에 사용되는 혈액 운송 인공도관과 카테터는 혈액과 직접 접촉하는 특성상 혈전 발생이나 감염 위험이 높아 고도의 안전성과 생체적합성이 요구된다.
그동안 이러한 핵심 부품과 관련 기술은 국내에 충분한 기술 기반이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특히 카테터는 인체 대형 혈관에 삽입돼 체외순환 장치와 연결되는 고위험 4등급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로 지정해 관리하는 전략 품목이다.
이번 공동 연구는 이러한 기술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노아닉스와 전남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2년 동안 총 5억2,500만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혈액 접촉 의료기기에 적용 가능한 고기능성 생체적합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친수성을 가진 천연 고분자 물질인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을 기반으로 혈액 적합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코팅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ECMO 구성 부품과 카테터 표면에 적용함으로써 혈전 발생을 줄이고 항균·항염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임상적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특히 기존 카테터 제품이 항염 소재를 단순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기술은 코팅 방식으로 구현돼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기 표면에 항균 및 항혈전 기능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방식은 제품 설계의 유연성을 높이고 다양한 의료기기에 확장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코팅 기술은 ECMO 장비뿐만 아니라 혈액투석 카테터, 중심정맥 카테터, 체외순환회로, 인공혈관 등 혈액과 접촉하는 다양한 의료기기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향후 고위험 치료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산화와 수입 대체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부설연구소 R&D 역량강화 지원사업’은 기업부설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진단하고 기업의 기술 수준에 맞는 맞춤형 연구개발을 지원해 자생적 기술개발 기반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이 사업을 통해 50개 기업부설연구소를 지원했으며, 총 약 219억 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현재까지 약 82억 원 규모의 기업 매출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김상길 기업연구소본부장은 “이번 사례는 기업의 기술 수준에 맞는 맞춤형 R&D 지원이 실제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 그리고 매출 창출로 이어진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기업부설연구소의 연구개발 성과가 시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