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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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셀트리온그룹

 

재계의 경영권 승계 문화에서 아름답게 용퇴하는 기업인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다. 수차례 그가 밝혀온 셀트리온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라는 직책을 오는 3월 주총때 모두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지난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이후 19년 만이다. 그동안 서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약속한 나도 예외없이 정년의 시기가 오면 과감히 은퇴하겠다고 다짐해왔다.

 

서 회장에 이어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셀트리온 회장직을,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직을 각각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안팎의 예상이다.

 

서 회장은 20년전 국내에서는 그야말로 불모지로 남아있던 바이오시밀러라는 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생물 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을 일컫는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서 회장은 지난 200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백신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을 만나 바이오산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유망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귀국하자마자 인천 송도에 대규모 바이오시밀러 공장부지를 매입, 사업을 본격화했다.

 

창립 19년이 된 셀트리온은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했으며 지금은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3505억원, 영업이익 54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출 18600억원, 영업이익 76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실적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사상 최고의 매출임과 동시에 영업이익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합한 시가총액은 80조원을 넘을 정도로 기업가치 축면에서도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뚜렷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랭킹3위 규모다.

 

서정진 회장은 무엇보다 남들이 거들떠 보지않던 바이오시밀러라는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한 프런티어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해 정체상태에 빠진 한국경제에 그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서 회장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사실상 셀트리온의 주요 연구인력 400여명을 이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했다. 물론 기존 진행하던 신약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는 병행을 했지만 쉽지 않은 판단이었다. 그의 기업가적인 결단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자 회사의 역량을 총집결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개발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인 지난해 말 식약처에 요청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셀트리온은 식약처로부터 사용승인 허가를 조만간 받을 전망이다. 이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로는 3번째 허가이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코로나를 박멸하는 데 있어 큰 효과를 거두게 된다면 서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다시금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서 회장은 다시 65세 나이에 후배 경영진에게 셀트리온을 맡기고 혈액 검사 스타트업에 도전한다고 밝혀왔다. 앞으로 그가 보일 행보가 대한민국 경제와 우리들의 삶에 어떻게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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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문화 타파한 아름다운 은퇴..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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