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4(월)
 

 

33333.jpeg

 

영화 <자산어보>는 상업영화가 선택하기 쉽지 않은 흑백의 영상으로 표현했다.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인상에 흑백의 세밀한 감각으로 컬러보다 깊은 인상을 주는데, 이는 영화 속 멋스런 풍광에 시선을 뺏기지 않고 오로지 인물에 집중하려는 의미를 가진다. 흑백의 심도를 통해 인물의 정서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젊은 어부 창대와 함께 어류도감을 집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인물의 깊은 정서로 그린다. 양반 정약전과 천민 창대의 우정. 서로의 지식을 주고받는 관계, 그 안에서 성장을 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영화에서는 서로 다른 신분과 가치관으로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명이 <자산어보>를 계기로 서로 가까워진다.

 

흑산도 연해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해양생물 등을 세밀한 해설로 서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 전문서적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답게 해산물과 그에 맞는 음식이 곳곳에 등장한다. <자산어보>는 해양생물의 해설 외에도 어류의 맛과 간단한 요리법 등이 나와 있다.

 

영화에는 유배된 첫날, 귀한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생물 홍어를 먹어 보고 흑산도 어류에 관심을 가지는 정약전이 생물 홍어 외에도 유배된 신세를 한탄하며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후 몸보신으로 먹어본 왕문어와 전복을 끊은 탕과 신세를 진 창대가 가져온 가오리탕 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한다.

 

103276_70877_4138.jpg

    

정약전에게 이런 어류를 가져다주고 맛을 보게 한 이가 다름 아닌 창대였다. 정약전은 창대와 거래를 한다. 정약전은 창대의 글 공부 스승이 되고 창대는 대신 물고기 지식을 정약전에게 알려주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된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며 열의를 다했다. 하지만 두사람에게는 서로의 꿈에 대한 가치관이 달랐다. 정약전은 몸은 유배돼 갇혔지만 세상을 위한 정신은 살아있고 창대는 몸은 자유지만 성리학에 사로잡혀 약전의 자유로움을 읽어내지 못한다.

 

이는 영화 속 음식을 통해서도 잘 표현된다. 성리학이 나라의 근간이던 시절 논어, 맹자의 책을 읽고 써야 사람 대접을 받았는데 정약전은 애매한 사람공부 대신 보다 정확하고 확실한 사물 공부를 택했다. 그 이유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짱뚱어이다.

 

갯벌에서 짱뚱어를 본 정약전은 하찮은 물고기에게도 그럴듯한 이름을 지어준다. 이는 작명과 기록에만 그친 게 아닌 먹는 방법도 같이 기록하여 백성들이 배고플 때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그것이 정약전이 심혈을 기울려 <자산어보>를 쓴 이유이다.

 

홍어가 가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가 가는 길은 가오리가 알고백성들의 배고프고 고달픈 현실을 백성들의 입장에서 잘 알려준 정약전이 200여년 전 남긴 <자산어보> 덕분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식탁도 더욱 풍성해진게 아닐까?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영화리뷰] 영화 자산어보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