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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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 아름다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두 눈 가득 놀라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곳. 걸출한 예술가들의 도시이기도 한 통영은 도시 곳곳 그들의 흔적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경상남도 통영시 봉평동에 위치한 전혁림미술관(관장 전영근, www.jeonhyucklim.org)은 지난 2003년에 건립돼 한국적 모더니즘의 선구자 ‘전혁림 화백’의 예술세계를 알리고, 지역민에게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장으로써 지역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서양 미술가, 색채의 마술사 故 전혁림 화백

전혁림 화백은 1915년 통영시 무전동에서 태어나 1938년 부산미술전에 입선하면서 미술에 입문했다. 민족정서에 기인한 한국미의 총체적형상화를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한국적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평가 받았으며 만년에는 고향에 머물며 오방색을 사용한 한국적 색채의 추상화를 그려 ‘색채의 마술사’라는 평을 얻었다. 영남지역 비구상회화의 근원으로서 지역 미술계는 물론 한국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 화백은 1953년 제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의 문교부수석장관상, 1996년 대한민국보관문화훈장 수상했으며 경남미술대전 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반추상적 표현을 구사하여 민화에 등장하는 한국의 전통적 기물이나 두루미, 항구의 풍경등을 그린 초기, 추상적 풍경과 함께 도자기, 목조각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한 탐구적인 작품과 한국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을 사용했던 중기, 민화적 미감과 원색의 강렬한 대비를 이용해 우리 고유의 민족 정서를 재해석한 후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3,000여 점에 이르는 실험적이고 유려한 작품을 남겼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전혁림 초대전’, ‘통영시 초대 전혁림 특별전’, ‘경남도립미술관 전혁림 특별전’, ‘대전시립미술관 전혁림초대전’ 등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였고 국내 유수 미술관 및 공공기관에도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영 미술관 소장품인 ‘천개의 경이로운 새만다라’, 청와대영빈관의 ‘한려수도’, 부산시청의 대형 벽화가 그의 작품이며 2005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통영항’ 그림을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0년 5월25일 향연96세의 노환으로 작고하기까지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에 매진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추상화라는 장르적 한계 넘는 다양한 작품 활동

 

1938년 부산 미술전에 ‘월광’과 ‘누드’를 출품하면서 화단에 입문한 전 화백은 1948년과 50년 사이 극작가 유치진, 음악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등과 더불어 통영 문화협회를 창립하였다. 문예 활동을 통해 해방된 조국의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민족활동을 이어 왔던 그는 연이은 국전 수상과 문교부 수석 장관상으로 많은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추상화를 주요 작품으로 내어놓았기 때문에 늘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때는 교편을 잡으며 생활고를 극복하기도 했었고, 잠시 화단을 떠나 세상을 등지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다시 고향을 찾은 것은 1977년. 당시 발행되던 유일한 미술지인 계간미술에서 12명의 미술평론가들에게 의뢰하여 역량에 비해 저평가 받는 작가를 선정하게 했다. 그 때 선정된 세 명이 바로 전 화백을 비롯해 호남의 오지호 화백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었다. 전 화백은 다시 한번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여 후학들에게 귀한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통영에 전혁림 미술관을 개관, 통영의 대표 작가로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통했다. 
 
전혁림 화백 1주기 기리는 화비 세워져

지난 5월 24일에 통영시 봉평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미술협회 통영지부는 전 화백이 작업 도중 쉼터로 자주 찾았던 봉평동의 당산나무 아래에 화비를 세우고 기념식을 가졌다. 화비는 조각가 이명림씨가 전 화백의 1984년 목제조각 작품인 '학기둥'을 확대한 것으로 화강석 재질의 높이 2m, 너비 50cm 규모이다. 전혁림미술관에서는 고인의 생전 인물사진과 데드마스크, 각종 기록물,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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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물들이는 색채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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