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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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 대해 일반 대중들이 갖는 이미지는 파격적이거나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전위적이고 난해한 모습일 것이다. 자유분방하고 과감하고 혁신적으로 보이는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찾기 위해 분석하고 탐구하는데 시간을 쏟은 장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자신만의 가장 독창적인 표현 기법을 추구하고자 하는 수많은 현대미술 작가들 속에서, 미술이라는 바탕 위에 철학적 이미지와 음악적 요소까지 더하는 다채로운 시도를 하며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화가로만 정의할 수 없는 아티스트 중 한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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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먼(trans human)’네오 노마드(neo nomad)’는 기옥란 작가의 작품이 담고 있는 대표적인 두 개의 큰 주제다. 일정한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미술사조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특징이다.

 

첨단기술의 힘으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하는 신인류 트랜스휴먼이라는 개념은 기옥란 작가의 손에서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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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옥란 작가는 “DNA(염색체), Digital(디지털), Design(디자인), Divinity(신성, 영성)를 의미하는 ‘4D’Feeling(감성), Female(여성성), Fiction(상상력)을 뜻하는 ‘3F’가 트랜스 휴먼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일곱 가지 특성을 바탕으로 고찰하며 깨닫게 된 시대정신인 소통, 화해, 관계 등을 그리면서 완성된 작업의 결과물들은 강렬한 선으로 표현된 인체와 입체주의적으로 재구성된 색면 분할, 컴퓨터 부품과 자판 전자부품 등 디지털시대를 표현하는 오브제를 통해 아름답고 시적인 모습마저 겸비한 새로운 인간유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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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노마드도 트랜스휴먼과 뗄 수 없는 존재다. 지구라는 행성을 넘어 우주로까지 뻗어가는 오늘날의 인간, 트랜스휴먼의 모습은 정착과 유목의 삶을 반복해온 인간의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다. 작가는 테크토피아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중요한 도구인 키보드와 마우스, 컴퓨터 부품과 전자부품들 그리고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와 같은 클래식한 악기 부품을 재료로 음악적 율동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조화와 화합의 이미지를 구축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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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물질문명이 이뤄온 다채로운 소재들을 가지고 다가올 미래를 두려움보다는 꿈과 희망이 있는 모습으로 그려내며 평화의 시대를 꿈꾸게 하는 기옥란 작가는 지난해 12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기자클럽에서 열린 ‘2020 올해를 빛낸 한국인 대상시상식에서 문화예술(서양화)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미 국내에서 수차례 수상경험과 국내외에서 51회에 이르는 개인전과 300여회에 달하는 초대전, 단체전에 참가한 유명 작가이지만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지금 기옥란 작가의 작품은 치열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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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작가는 기존에 선보인 적 없었던 추상사진 작품으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지난해 2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우주여행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추상사진 초대전과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계림미술관에서 추상사진 초대전을 연 것이다. 작품에서는 편광과 반사, 채광에 반영된 빛의 색채와 트랜스휴먼 오브제의 교감을 통해 지구와 외계 문명의 소통을 표현했다.

 

기옥란 작가는 상처와 치유를 테마로 하는 회화 작품도 최근 내놨다. 활발한 해외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던 지난해 8월 히말라야 부탄 전시를 계기로 떠났던 트레킹에서 만났던 티벳불교의 상징물 룽다타르초에서 느낀 영적인 색감과 느낌을 물감과 회화 중심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 옛 마을 어귀에 세워진 솟대처럼 나부끼는 오색 깃발들을 영적 치유의 과정이라고 보고 의인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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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 속 소재와 일상 속의 사물들로 자신만의 철학적 고민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발전시킨 작가의 역량은 수년간 탄탄하게 쌓아온 작품활동에서 비롯된 것일터. 그동안 쉼 없이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온 기옥란 작가의 작품이 각박해져가는 우리의 일상에 단비같은 존재가 되어줄 것이다.

 

기옥란 작가의 개인전은 올해 6월 한달간 파주 정문규 미술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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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먼의 낯선 얼굴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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