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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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상들은 식사 때마다 어르신들의 수저를 특별히 준비하여 따로 챙기기도 했는데 현대에 들어 바쁜 일상 속에서 식사를 대충 때우는 식으로 전락하고 있다. 때문에 젓가락도 천대(?)받기 쉽상. 국내 최초로 친환경 명품 옻칠 수제젓가락을 개발, 보급하는 아이하시는 이런 우리 식문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섬세한 손놀림으로 찬사를 받는 우리네 전통 수공예품. 젓가락 하나로 명품 수공예 르네상스를 꿈꾸는 아이하시 김정애 대표를 만나보았다.

부산시 중구 국제시장 1공구 1층 A동 6호에 자리 잡은 아이하시는 대청로를 따라 가다 국제시장 사거리에서 자갈치 방면으로 30여미터 내려간 곳에 있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알록달록 화려한 색채의 젓가락이 발길을 붙잡는다.

아이하시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일반적인 젓가락이 아닌, 신비로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의 친환경 옻칠을 하여 세련되고 전통적인 디자인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작품으로 제품 자체의 희소성이 높다. 주문생산 시스템이라 월 최대 1만개이하로 소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하시의 수제젓가락은 옻칠이 기본이다. 이는 세균번식을 잡고 열에도 강하기에 인체에도 유익할뿐만 아니라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장점. 자연건조부터 옻칠, 한지를 입히고 자개를 넣는 등의 25~30여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젓가락 한 개가 만들어 지는데는 한달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고객이 주문시에 그들이 먼저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기다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이다. 김 대표는 수제로 만드는 젓가락이지만 컬리티는 수공예품을 능가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일본에서 수제로 만드는 젓가락은 한 벌에 7~8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제품도 있습니다. 대량생산이 아닌 100%수공으로 만들기에 다소 비싸 보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무젓가락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계식 젓가락이 아닌 직접 손으로 만드는 국내 수제디자인 1호이기에 희소성과 활용성이 우수합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최근 혼수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값어치 이상의 가치를 지닌 명품으로 손색이 없다. 중국산 저가 젓가락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15년 연구, 나전칠기 장인 남편 日서 기술 습득
아이하시의 수제 젓가락 문양은 고운 옻칠 사이로 나전칠기에서나 봤을 법한 패각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나전칠기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김 대표는 수제젓가락 기술을 배우는 데 15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나전칠기 장인 남편의 힘이 컸다. 그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옻칠 기술을 접목한 젓가락 제조법을 배우기까지 몇 해, 수없이 비자를 갱신하며 일본을 들락거리며 조금씩 기술을 터득했다. 노력의 결실일까? 일본 모 기업의 하청일을 도맡아 젓가락을 납품하며 차츰 이름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주문이 많지만 일본에서 습득한 기술을 넘어 자체 신기술개발 욕심이 생긴 것. 하청일 만으로는 그동안의 재료비, 왕복 항공료, 체류비 등으로 빚만 늘어났기 때문. 김 대표는 과감히 ‘우리 것을 팔아보자’며 지난 2000년 노점상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 보는 디자인이고 제품품질 또한 우수하여 고객들 중 단골까지 생기고 입소문도 나면서 차츰 점포(아이하시:매장명)도 가지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아이하시는 김 대표의 이름 애(愛)와 젓가락의 일본 표기인 ‘아이’와 ‘하시’의 합성어이다.

품질에 자신...전국에 판로개척
백화점 진출, 드라마 협찬까지

김 대표는 모든 공정을 100%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세상에 다시없을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시키고 있다. 오로지 명품의 완성에만 모든 혼과 정성을 쏟고 있는 것. 품질에는 자신있다는 김 대표는 매장을 내며 소매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껴 도매를 결심, 딸에게 매장을 맡기고 한 달 대부분을 여행용 가방에 젓가락 1,000여 벌씩을 싣고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시작했다.

‘사용해 본 곳은 반드시 다시 찾게 될 것이다.’ 김 대표의 신념을 적중했다. 그의 말처럼 백화점과 음식점 등에서 주문이 밀물듯이 들어왔다.

김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명품추구’라는 경영철학을 가진 김 대표는 국내 백화점과 인사동, 압구정동, 청담동 명품숍과 남대문 등에도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아 판로를 구축해놓은 상황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및 일식집, 한식집 등 주요 음식점과 백화점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마트에도 빠른 시일 내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에 종영한 MBC 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소품을 협찬해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수제젓가락으로 한국적 아름다움 알릴 것
“제품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때는 아쉬움이 크고 반대로 국내 곳곳으로 나가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는 기쁨이 배가 된다”고 말하는 아이하시 김정애 대표.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젓가락에도 이같은 예술성이 접합되어 있다는 것, 단순한 식자재와 주방기구의 역할을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중국산 저가 젓가락의 공세속에서 우리 젓가락의 품질을 알아주는 사람이 더 늘어났으면 합니다.”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내년에 부산에서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아이하시 김 대표는 건강에 좋은 친환경 명품 옻칠 수제젓가락에 걸었던 외길 인생이 점차 그 빛을 발하며 생활공예의 큰 획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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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 젓가락, 명품 르네상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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